형틀목수 1년차가 경험한 형틀목수의 장단점

지난해 10월 말부터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근 11개월 형틀목수를 배웠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인 반면 공사현장이라는 특성때문에 크고 작은 상처도 적지않게 얻은 것 같습니다. 특히 건축일정에 쫓기는 일이다보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로도가 누적되어 많이 힘들어 중년 이상의 나이에 형틀목수에 도전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형틀목수의 장점



일당(급여)의 빠른 상승

처음 형틀목수를 시작하면서 책정된 임금은 11만원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3~4개월 주기로 1만원씩 인상되다보니 어느새 14만원짜리 목수가 되어 있더군요. 비록 3만원 차이일지는 몰라도 11만원을 기준하면 연간 25%에 가까운 임금인상으로 급여 수령시 돈의 힘을 경험하게 됩니다.

성실성과 근면성

현장이 가까운 경우에는 출퇴근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1시간 이상 먼 경우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성실성과 근면함이 몸에 베입니다. 또한 어렵게 몸으로 번 돈이기 때문에 돈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일에 대한 보람

노동으로 일군 일은 하는 만큼 성과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수를 비롯한 소위 노가다는 이러한 성과를 위로로 삼아 하루 하루를 지탱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형틀목수의 단점



거친 내면세계

형틀목수는 예로부터 철근콘크리트 공사장에서는 가장 중요시 여긴 부문으로 대부분의 오랜 기간 형틀목수를 지낸 사람에게는 나름대로의 자부심과 아울러 소위 말하는 노가다근성이 남아 있어 거친 면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업시 따라가지 못하거나 실수를 할 경우 불필요한 인격모독적인 언행을 습관처럼 하게 됩니다.

빨리빨리 근성

형틀목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정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특히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빨리빨리가 몸에 베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불필요한 실수나 작업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안전불감증

건설현장은 안전에 대한 교육과 강조가 필수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공사규모에 따라 이러한 안전기사가 있기도 하고 없을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안전에 대한 의식은 있지만 실제 작업시 이러한 안저조치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작업에 대한 재미와 애착

공정에 따라 열심히 작업을 하다보면 당연히 기술은 자신도 모르게 늘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늘 공정에 밀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작업을 하다보면 지치고 힘들어 작업에 대한 재미와 애착을 느낄 수 없습니다. 모름지기 일이 힘들어도 재미를 느끼거나 애착을 가지게 된다면 그나마 참고 견딜수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저분한 작업복

시멘트나 기름칠이 된 무거운 유로폼을 늘 만지기 때문에 작업복은 매일 빨고 갈아 입어야 합니다. 시간이 없어 갈아 입지 못할 경우 남보기 부끄러울 만큼 지저분해져 식당에 가기가 미안한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배가 고파 어쩔수없이 가긴 하지만....

늘어가는 굳은살과 상처

망치질과 쇠로 된 장비나 공구를 만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과 손바닥 등엔 굳은살이 자리하게 됩니다. 뿐만아니라 크고 작은 상처가 팔과 다리에 생기게 돼 상처뿐인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재미를 가지게 될 경우 그 일은 발전할 수 밖에 없고 보다 희망찬 미래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약 1년의 형틀목수를 경험한 결론은 부정적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힘든 일인만큼 금전적인 대가가 따른다면 그것을 위로로 삼을수 있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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